지난해 2만여명의 청소년이 가출했다. 경찰에 신고 접수된 인원만 그렇다. 줄잡아 20만명의 청소년이 전국 곳곳의 거리를 떠돌고 있다. 가난과 폭력을 못이겨 집을 나온 아이들 가운데 60% 이상이 소녀다. 그 가운데 절반 정도는 성매매를 경험한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경악하면서도 우리는 소외계층 10대 소녀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는 성착취에는 무심하다. 9월 초부터 2주일여에 걸쳐 거리의 소녀들과 함께 지냈다. 거리의 소녀들이 겪는 성폭력의 가해자는 전자발찌를 찬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다. 그 폭력에는 한국 사회 전체가 가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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